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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Practice

셰릴 스트레이드의 글쓰기 - 신체적 부상을 입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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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스트레이드(Cheryl Strayed)가 제안하는 글스기 방법

 

* 다음 주제들 중 하나를 골라서 손글씨로 두 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보자.  

* 끊김 없이 계속 써나가며, 편집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 

* 아무런 판단 없이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의 첫 단계이다.

 

 

1.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던 일에 대해 써라.

2. 힘들게 깨우친 교훈 한 가지에 대해 써라.

3.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 일에 대해 써라.

4. 끝까지 찾지 못한 잃어버린 물건에 대해 써라.

5. 올바른 일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일에 대해 써라.

6. 기억나지 않는 일에 대해 써라.

7. 최악의 교사였던 사람에 대해 써라.

8. 신체적 부상을 입었을 때에 대해 써라.

9. 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때에 대해 써라.

10. 사랑 받는다는 것에 대해 써라.

11. 깊이 생각한 것에 대해 써라.

12. 길을 찾은 경험에 대해 써라.

13.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 일에 대해 써라.

14. 할 수 없었던 일에 대해 써라.

15. 해냈던 일에 대해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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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신체적 부상을 입었을 때

 

 

한양대학교 100계단


 

  신체적 부상으로 입원을 한 경우는 없지만, 그나마(?) 가장 큰 부상은 발목이었다.

 

  한창 높은 통굽 신발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운동화만 신고다니는 주제에 웬일인지 유행을 따라볼까 하는 생각에 통굽 샌들을 마련했다.

 

  내 인생 처음으로 높은 신발을 신고 외출하는 날이었다. 때마침 정류장을 출발하려는 버스를 잡겠다고 아무생각 없이 뛰기 시작한 순간 발목이 정확히 반으로 접히고 말았다.

 

  한의원에서 발목의 부기를 빼야한다며 피를  빼는데 너무 아파 내지른 비명 소리에 대기중이던 어린 학생은 자지러지게 울며 도망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렇게 한 달간 깁스를 하고 생활을 했다.

 

 이 경험이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는 신체적 부상으로 인한 고통때문이 아니라 한 달간 경험한 것들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는 왜 이렇게 많은 계단이 있으며, 공중 화장실은 왜 이리 좁은 것인지,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들이 피부에 와닿기 시작했다. 강의실에 갈 때에도 계단때문에 힘들었고,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다리를 구부릴 수 없어 양변기 칸에서는 앉아서 볼일을 볼 수도 없었다. 다치지 않은 다리 하나로 힘든 상황을 다 견디다 보니 자연스레 멀쩡한 다리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한 쪽 다리를 다쳤을 뿐인데 뭐가 이리 불편하고 불합리한지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뭐야, 다리 다친 사람은 밖에 나오지도 말라는거야? 혼자 씩씩거리며 성질을 내다가 갑자기 든 어떤 생각에 놀라 멈칫해버렸다. 갑자기 든 생각이란 건 다친 사람 뿐 아니라 몸이 불편하신 분들의 공공시설 이용에 대한 불편함이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인간이 왜 저러냐, 저게 사람이냐 욕해왔는데, 나도 똑같구나 ..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으면 불편한지 모르니 사람들을 함부로 욕해도 안되는 것이었고, 경험하지 못했어도 다른 사람의 불편함을 신경쓸 수 있어야 하는데 배려하는 척만 했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것이었다.

 

 그 뒤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때의 경험 이후에 엄청난 변화를 겪으며 나라는 인간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계단과 화장실의 불편함만은 잘 캐치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는 신지 않았지만, 그 날의 통굽 샌들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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