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Morning/일본문학

Higasino Keiko - 학생가의 살인

728x90

 

 

히가시노게이고  - 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고 나면 항상 마음 속에 사람이 남는다.

아니, 사람에 대한 마음이 남는다고 해야겠다.

 

그의 작품을 읽기 시작한 초반엔 살인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조금은 불편했었다.

마치 살인을 정당화 시키는 느낌이 들었달까..

하지만 이제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읽는 사람들까지 배려 받는 기분이 들게 해주는 것같아 마음에 든다.

 

그의 작품을 읽을 때면 추리 쪽으로는 전혀 발달하지 못한 나이지만 '이사람의 작품은 많이 읽었으니 이번엔 잘 추리해 낼 수 있겠지? 작품 속에 깔려있는 복선들을 찾아낼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지 없이 그의 함정에 빠지는 꼴이 된다.

 

혹시 이사람? 혹시 이사람? 계속 선상에 오르는 인물들에게 여지없이 배신당하고 만다.

꽤 긴 작품이라 말 그대로 반전의 반전이 계속되어서 마지막 장 넘길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주말 아침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쉬어보겠다는 계획은 저멀리 날아가고 눈이 시뻘개지도록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오래전 북적이던 골목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상인들의 마음과 달리

사람과 사람, 잊고 싶은 기억과 오해 그리고 사랑은 이 거리를 더욱 쓸쓸하게 만들고 말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겉모습으로는 전혀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이 더 싫다. 솔직하지 못함은 결국 상대방을 상처받게 하니까.. 숨겨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야하는 거 아닌가..

 

모든 것을 알면서 결국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은 속으로 삼켜버린 고헤이의 마음을 떠올려보았다. 왠지 뜨겁고 먹먹한 덩어리가 목에 걸린 듯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그는 문제의 해결자이면서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괜시리 히로미가 미워진다.

 

책을 덮고 나서도 하루 종일 고헤이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주위 사람들이 내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책이나 영화속 등장 인물에게 너무 몰입한 나머지 며칠간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해서 감정적으로 조금 힘들다. 그래도 이런 과정이 있어줘야 주인공들을 제대로 이야기 속으로 돌려보낼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지..

 

며칠간 고헤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생활해야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