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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Journey /Hokkaido 25th_Kusiro&Obihiro(2024.01)

[홋카이도 여행] #25_ 헤이젤그라우스마너(ヘイゼルグラウスマナー, Hazel Grouse Manor) 첫 번째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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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월)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시베차 헤이젤그라우스마너에서 저녁 먹으러 갑니다.

 

 

ヘイゼルグラウスマナー

 

 

저녁 먹을 시간이 돼서 1층으로 내려갑니다.

식사 시간은 체크인할 때 미리 정했어요.

처음 올라갈 땐 제대로 못 봤는데

계단에서 다양한 꿩 그림이 있어요.

 

 

 

ヘイゼルグラウスマナー

 

 

위에서 보는 로비

어우.. 어지러워요 ^^

 

 

 

레스토랑

 

 

 

레스토랑으로 들어와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어요.

이 날은 저희와 다른 커플 한 팀뿐이어서

한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겨울보다 여름에 많이 찾으시는 곳 같아요.

구글리뷰를 봐도 겨울에 다녀가신 분은 얼마 없었거든요.

혹한기에는 잠시 휴관도 한다니

 

손님이 적은 이유가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후 회복을 못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혹한기에 가까운 겨울이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체험 가이드가 없어서 아쉬운 것과

있는 동안 점심식사가 문제인 것 외엔

아직 크게 불편한 점은 없어요.

 

 

 

ヘイゼルグラウスマナー

 

 

 

정갈한 테이블 세팅

 

 

 

 

장식

 

 

1월 8일이면 크리스마스로부터 그리 많이 지난날도 아닌데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는 게 왜 이렇게 철 지난 느낌일까 싶었어요.

 

생각해 보니 요즘 한국에선 성탄절 분위기가 거의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드링크 메뉴

 

 

 

glass

 

 

빈티지 느낌의 유리잔

스페인 피노 셰리 한 잔으로 식사를 시작했어요.

 

 

 

 

 

 

말이 필요 없는 홋카이도 버터

 

 

 

케가니 파르 부르통

 

 

첫 번째 플레이트부터 제 눈을 사로잡는

케가니 파르 부르통

 

 

 

파르 부르통

 

 

 

눈도 사로잡고 마음도 사로잡았습니다.

첫 번째 요리인데 바로 케가니라뇨~~ 

 

워낙 좋아하는 재료다 보니 먹기 전부터 좀 흥분을 했었지만

맛도 너무 훌륭했어요. 

게 살이 정말 꽉꽉 눌러 담은 듯 한가득 들어있어서

속은 촉촉한데 겉은 또 바삭하고...

 

저와 남편 모두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아버린

첫 번째 요리였습니다.

 

 

 

 

 

 

 

반짝거리는 식기 옆에 투박한 빵 한 조각

 

떨어지는 가루가 많긴 하지만

전 바게트 속만 먹는 게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속만 쏙쏙 파먹으니 눈치가 좀..ㅋㅋㅋ

 

 

 

니지마스

 

 

두 번째 요리는 아칸코의 니지마스(무지개 송어)입니다.

 

투명한 접시에 물방울 모양이 있어서

호수에서 뛰노는 송어 한 마리 같아 보여요.

 

 

 

니지마스

 

 

빨간 걸로 표현한 게 송어 눈.. 같죠?

아무리 봐도 물속에서 뛰어노는 송어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 같아요.

 

일본은 숙성회를 먹는다던데

이게 정말 숙성회일까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식감은 쫄깃하고 너무 맛있더라고요.

 

 

 

보탄에비

 

 

캬~ 제 맘을 어찌 이리 잘 아시는지

세 번째 요리는 보탄에비가 나왔어요.

 

라우스초의 보탄에비 프리토와 랑구스틴 소스

 

 

 

튀김옷

 

 

튀김옷 보이시나요?

새우를 돌돌 감싼 이 섬세한 손길..

 

 

 

 

 

이 정도면 새우튀김 장인 아니시냐고요. 

바사삭 튀김옷을 씹은 뒤 만나는 고소하고 달콤한 새우살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소스에 찍어 먹으면 고소함과 달콤함이 배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두 개만 먹기 너무 아쉬워서

"다른 거 다 취소해도 되니까 새우 몇 마리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와인

 

 

J. L. Chave Selestion Hermitage Blanc Blanch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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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L. Chave Selestion Hermitage Blanc Blanche 2020

 

 

 

 

와인

 

 

금빛 컬러가 아주 예쁜 와인이었어요.

다채로운 향이 났지만 전 허니향이 제일 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와인

 

 

시간이 지나면서 촉촉한 흙 같은

자연 속에서 맡을 수 있을 법한 향기가 올라오더라고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멘메

 

 

네 번째 요리는 생선요리예요.

라우스초의 멘메 포와레

 

멘메는 북해도 최고급 어종이라고 합니다.

 

 

 

멘메

 

 

생선 껍질 튀겨진 모양을 보고

여기 튀김 장인이 계신 것 맞구나 확신했어요.

 

한 올 한 올 살아있는 비늘 보이시나요. 

생선이 아니라 생선 튀김 모양 조각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ㅋㅋㅋ

 

생선 살 부분은 고소하고 녹진한 질감입니다.

이 정도로 완벽히 요리했는데 

맛없는 게 말이 안 되겠죠?

 

 

스테이크

 

 

다섯 번째 요리는 

시베차의 흑우 스테이크입니다.

흑맥주 베이스 소스를 사용했대요.

 

계속 물에 사는 애들 먹었는데

드디어 고기가 등장했습니다.

 

 

 

스테이크

 

 

매쉬드포테이토가 곁들여 나왔는데

스테이크에 구운 채소류의 가니쉬가 나오지 않고 

왜 매쉬드포테이토가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고기를 한 입 먹어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스테이크

 

 

소스에 담가서 숙성시킨 걸까요

육질이 너무 부드러워 입에 들어가면 녹아서 사라져요.

이런 질감의 스테이크라면 구운 채소 가니쉬보다는

매쉬드포테이토가 어울릴 것도 같고..

 

맛있지만 원하던 질감의 스테이크가 아니라 

약간 아주 쪼끔 실망 한 방울...

 

 

 

벽난로

 

 

메인 요리까지 먹은 후 

디저트는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서 먹는 시스템입니다.

 

저희보다 먼저 식사를 마치신 분께서

벽난로 바로 앞 테이블에서 디저트를 드시는 중이라

저희는 뒤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어요.

 

 

 

 

디저트

 

 

디저트는 서양배와 아이스크림이에요.

달콤한 배와 아이스크림이 

디저트 역할을 톡톡히 해줍니다.

 

 

 

디저트

 

 

일본에서 파인 다이닝에서 디저트에 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서양배가 나와서 의아했거든요.

우리나라의 맛있는 배 중에 일본 품종인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럼 일본 배도 우리나라 배처럼 맛있을 텐데

왜 항상 서양배를 내놓을까 이해할 수 없더라고요.

 

전 아무리 먹어도 서양배는 맛있는지 모르겠거든요.

이렇게 달콤하게 절여 놓아도

우리나라 배 그냥 먹는 게 더 맛있어요.

 

정말 맛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희소성 때문일까요?

서양 문화에 대한 선망 때문일까요?

 

 

 

에스프레소

 

 

아이고.. 모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며

사서 고민하던 머리 아픈 생각을 던져버립니다.

 

 

 

 

커피설탕

 

 

브라운 각설탕이 사탕수수의 단맛과 비슷해서

강하지 않고 부드럽다고 해요.

커피 마실 때 브라운 각설탕을 사용하면

커피의 맛과 향을 해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진위 여부를 확인한 건 아니지만

부드러운 단 맛 때문인지

괜히 하나 집어서 사탕처럼 깨물어 먹곤 합니다. ㅎㅎㅎ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잔에 각설탕 두 개 넣어서 마셨어요.

 

 

 

 

벽난로

 

 

 

 

벽난로

 

 

벽난로 앞에서 잠시 불멍도 하고

 

 

 

디스펜서

 

 

꼬꼬닭이랑 저녁 인사도 하며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을 마무리했어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에 나올법한 위치에 있는

고요한 호텔에서 겨울을 만끽하고 

완벽한 식사를 먹고 나니

분명 현실인데 꽤 비현실적인 일 아닌가 싶어 져요.

장소가 주는 느낌이 꽤 강렬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룸에 올라가 쉬다가

12시쯤 별 보러 호텔 마당에 나갔어요.

 

역시 여기라면 별이 잘 보일 것 같았어요.

날씨도 좋았고 호텔 불 빛도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기대하고 나갔는데

 

와.. 하늘에서 별이 쏟아졌어요.

어린 시절 아빠와 손잡고 시골길을 걸어가다가 만났던

하늘 가득 차있는 별들이 쏟아지던 그때처럼

 

별도 쏟아지고 별똥별도 떨어지고

너무 아름다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하늘 구경을 했어요.

 

 

 

 

 

카메라로는 전혀 담을 수 없었고

(삼각대 안 갖고 다녀요..ㅠ.ㅠ)

핸드폰으로 찍어도 흔들리는 사진뿐이에요.

 

 

 

 

 

북두칠성이 이중 삼중으로 보이는 사진이지만

그날의 감동과 신남을 남기고 싶어서 올립니다.

 

 

 

 

 

 

 

 

 

 

 

 

 

 

 

 

 

 

 

 

 

 

 

 

 

 

아는 별자리가 없어서인지

북두칠성 보일 때가 제일 반갑네요 ^^

핸드폰 카메라가 점점 좋아져서 다행이에요.

 

한 밤중에 밖에 나와서 방방 거리다 보니

숙박 중이신 다른 손님이 창문으로 보셨음 어쩌나

뒤늦게 걱정이...

 

별이 가득한 하늘까지 선물 받다니

헤이젤그라우스마너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네요.

 

와이파이가 거의 안 되고

냉장고가 약하고

액티비티 가이드가 없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먹을 수 없었던 것 외에는

 

헤이젤그라우스마너

아주 좋습니다. 별 다섯 개 꽝꽝꽝 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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