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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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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 하는 방법 2021_13 움베르트 에코의 칼럼 중 2000년 이후에 쓰여진 것을 모아 놓은 책이에요. 움베르트 에코의 작품들 정말 좋아하는데 이렇게라도 새로운 책을 만날 수 있다는게 감사합니다. 한 두장 분량의 짧은 에세이들이라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유머러스한 표현 뒤에 담겨있는 깊은 생각들은 잠시 멈춰 나는 어떻게 여기는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지식인의 생각을 엿보는 건 참 흥미롭고 도전이 되는 것 같아요. 칼럼처럼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명확히 드러내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자신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고, 어떤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는 건 그만큼 스스로 객관적 지식과 시각, 명철한 지혜가 있다고 여기기에 가능할 거예요. 그런 능력들이 너무 부럽고 저도 그 수준이 되고 싶다는 열..
[타라 웨스트오버] 에세이_ 배움의 발견 Educated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이 책을 다 읽은 후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대략적인 소재는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 일이 "1986년생"인 저자가 경험한 일이 믿기지 않아서인지 그녀의 피나는 노력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가족 테두리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인지 무언가 알 수 없는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며 마음속에 태풍과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을 땐 그녀 스스로 '배움'이라는 것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대해 감상으로 써야겠다 생각했었지만 정작 책을 덮었을 땐 도무지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없었어요. 며칠의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써봐야겠다 마음먹었지만 저자가 찾아낸 배움의 발견이라는 포인트보다 가르치는 입장으로서의 '교육'이라는 주제에 생각이 닿고 나니 마음을 가라앉히는 ..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_ 죽음(1,2) 베르나르의 작품은 이야기 마무리 때문에 항상 실망 아닌 실망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안 읽고 넘어가지를 못하네요. 사실 이 작품은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습니다. 제가 반짝이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이 작품은 갑자기 죽음을 맞은 가브리엘 웰즈(의 영혼)와 영매 뤼시 필리피니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지구에는 인간과 인간 수의 50%에 달하는 영혼이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이지요. 이야기를 읽다 보니 해리포터가 다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생각났습니다. 사람과 영혼이 공존하는 공간적 배경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작가는 참 많은 것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구나 놀랍기도 했습니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찾아가는 과정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추리 소설이 아..
[움베르트에코] 소설, 제0호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소설을 반드시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제게 지성의 집약체로 표현할 수 있는 작가였기에 그의 작품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 있습니다. 석사 논문을 쓸 때도 논문 잘 쓰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하나하나 따라 했을 정도였으니 (때마침 지도교수도 전혀 도움이 안되었기에..) 내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인생의 한 지점에 영향을 준 훌륭한 지도교수님의 느낌입니다. 그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은 너무 어렵고,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은 꽤 걸렸지만 모두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마지막 소설인 제0호는 과연 어떨지 걱정 반 기대 반 마음을 안고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내용은 술술 읽혔고 장미의 이름 같은 느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