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3)
[안도현] 에세이_ 안도현의 문장들 '고백' 2021_19 '고백'은 안도현 님의 차분한 글들이 한승훈 님의 사진 위에 사뿐히 내려앉아있는 책이에요. 선명한 사진을 보자니 한승훈 작가님의 자연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따스해졌어요. 책 속엔 고요한 시간 속 마치 멋진 음성이 들리듯 글에 대한 시에 대한 시선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그리고, 사진에 담긴 그 찰나의 순간 그곳에 있었던 바람 소리 빗소리, 나뭇잎이 날리는 소리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꽃 사진이 있는 지면에 꽃에 대한 글이 담겨있었다면 조금 실망스러웠을텐데, 글과 사진의 조합이 시각적, 청각적 조회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슈만의 가곡은 노래와 피아노 반주의 이중주라는 표현을 많이 쓰곤 해요. 피아노가 반주에 머무는 것이..
[김영하]_ 에세이, 여행의 이유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읽을 책을 가져갑니다. 쉬기 위한 여행을 하는지라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은 충분하거든요. 이번 여름 여행엔 기형도 님의 시집과 이 책을 가져갔어요. 아무래도 여행이라는 공통 주제가 있다 보니 이 책이 더 와 닿았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은 제 취향과는 조금 달라서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만나는 작가님의 말솜씨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저를 사로잡을만했습니다. 그저 말이 유창하다기보다 경험을 통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에세이라는 장르에는 작가님의 그런 풍부함이 잘 드러날 것이라 기대했고, 읽어보니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작가님의 생각과 경험이 드러날 때마다 공감하고 깨닫기도 하고 나는 어떠했던가 생각..
[에쿠니가오리 에세이] 울지 않는 아이, 우는 어른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비현실적이고,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들이 참 비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다. 정말 이런 몽환적이고 우울한 사람일까? 결혼은 했을까? 했다면 이혼하지 않고 잘 살고 있는 사람일까? 잘 살고 있다면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하면서도 내심 그녀가 정상적인(?) 사람이길 바랬다. 또 아니길 바랬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소설이 그녀와 너무 괴리감이 느껴질 것같아 싫을 것같았고, 소설의 느낌과 같은 사람이라면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질 것같아 싫을 것같았다. 작가의 현실에 대해 고민해보긴 에쿠니 가오리가 처음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