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 #64_ 헤갈레이라 별장, 풍요의 분수(Fonte da bundância)
2025.01.12(일)
헤갈레이라 별장을 다 돌아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거예요.
저희는 우물을 목표로 하고 다음 목적지에 갈 시간을 계산하면서 조금 더 보고 가기로 합니다.

어딘가 네 잎 클로버가 있을까요?

새벽이슬에 아직도 촉촉이 젖어있는 식물들 덕분에 기분 좋은 향기가 나요.

철쭉 같은데 확실히 이 동네가 따뜻하긴 한가 봐요.

타워에서 내려다 보이던 우물 앞에 왔어요.

자세히 보면 아주 작은 돌들을 하나하나 쌓아서 만든 분수대예요.
거기다 모자이크까지...
건축가의 섬세함과 치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꽃송이 채로 뚝 떨어져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은 동백꽃
동백꽃 한 송이가 물 위에 떨어져 있어요.

근처에 동백나무가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누군가 띄워 놓고 간 것 같아요.
그나저나 물이 참 맑고 색도 예쁘네요.

저길 올라갔다 온 거죠.
별장 안에 미로 같은 우물과 타워라니
그 규모가 연상되시죠?



분수를 보고 난 뒤 별장 본관을 향해 걸어갑니다.

외형은 동화 속에 나오는 성 같지만 전체가 무채색이라
세월의 흐름이 더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별장 안에 성당도 지어놨네요.


별장 들어가기 전에 잠시 둘러보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꽃밭에 앉아있어요.


도망갈 줄 알았는데 사람들 볼 때마다
'어서 나를 쓰다듬어라!' 명령하며 엉겨 붙는 모습이 꽤 웃겼어요.

한참 쓰다듬어 주다가 일어났더니 바로 다음 사람에게 가는
갈대 같은 녀석이네요.

고양이와의 시간을 마치고 이제 성당을 보러 갑니다.

외형도 아주 작은 크기였는데 내부도 역시 자그마하게 만들어졌네요.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는 성당입니다.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서 렌즈를 힘껏 당겨 안을 찍어봤어요.


아, 원래 막아놓은 게 아니었나 봐요.
보존(복원) 작업 중이라고 죄송하다네요.

성당에도 어김없이 보이는 섬세한 조각들

이제 별장 본관으로 들어가 볼게요.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실내는 볼거리가 많진 않아요.
예전에 이런 모습이었다 보존된 모습을 보는 정도라 금방 지나갈 수 있었어요.


일부러 이렇게 정리를 한 건지 흐트러 진 건지 알 수 없는 공간

작은 방구석에 커다란 의자가 있길래 이건 무슨 용도인가 했는데

스모킹룸이었어요. ㅋㅋ
이런 의자에 혼자 앉아 담배를 폈다니 상상할수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귀족의 삶이란 그런 것이었겠죠?

아줄레주 장식이 아름답게 수놓아진 벽을 보며 계단을 내려가면
밖으로 나가는 길이 나옵니다.

출구로 이어지는 다리가 있어요.

갑자기 해가 쨍쨍하게 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밖으로 나갈 거라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번 둘러봐요.

해가 나오니 더 빨리 산 위로 숨어 들어가는 구름들


하늘은 여전히 정신 사나운 비행운 잔치

여기에도 한 송이 놓여있네요.

누가 꽃송이를 가져다 놓았을까요?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오늘 보지 못한 다른 부분들까지
천천히 산책하면서 보고 싶어요.

출구로 나와서 쨍한 하늘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봅니다.
이런 쨍한 색감은 역시 핸드폰 카메라가 더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아침 시간이었고 조금 흐린 날씨에 산 중턱에 있다 보니 조금 추운 느낌이었는데
다행히 낮시간이 되면서 해가 쨍쨍해지네요.
다음 목적지에서도 이런 하늘이 유지되길 바라며 볼트가 올 때까지 기다려봅니다.